'소쇄원 여행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9/03 소쇄원

소쇄원

흘러 가는 것들 2007/09/03 15:24

비 내리는 토요일.
이른 새벽부터 분주해진 마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기차 여행.
광주로 가는 설레임으로 흥분된 우리들.
초행길이지만 낯설지 않음은 함께 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차창으로 부딪히는 빗방울도,저 멀리 드리워진 물안개도 -온천이라고 낄낄거리는 녀석들-
곤하게 자는 출근길의 아저씨 얼굴도... 아이들에겐 새로움으로,여행의 묘미로 다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전까지의 KTX는 신나게 달렸습니다.
대전을 지나 호남선으로 접어들자 달라졌습니다-나중에 안 일이지만 비둘기때 철로 그대로라고 하는군요-.
하지만 그런 것 쯤은 우리 여행의 아름다움을 깰 수 없었습니다.
이른 출발의 고단함에 잠깐이라도 졸지 않을까 했는데 아이들은 쌩쌩했습니다.

광주역에 도착하자 서늘한 바람에 묻어오는 빗방울이 볼에 기분좋게 부딪혔습니다.
마중 나온 이의 얼굴을 보자 그 기쁨은 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좋아라 차에 올라 금남로의 광주 도청-물론 지금은 시청-을 지나며 이런저런 상상을 합니다. 영화 "화려한 휴가"의 촬영지인 메타쉐콰이어의 길을 달릴때의 고즈넉함이 영화의 아픈 장면들을 떠올립니다.영화는 영화일 뿐이지 그 때 그 사람들의 아픔을 대신할 순 없는 것입니다. 영화보는 동안의 아픔이 슬며시 고개를 듭니다.

녀석들의 친구와의 재회는 어제 놀다가 놀이터에서 헤어진 것 마냥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금방 뒹굴며 노는 모양새가 두 말할 필요없는 천진스런 아이들입니다.
뒹굴다가 잠깐 조용해진 듯해서 들여다 봤더니 여기저기서 배를 깔고 책을 한권씩 잡았습니다.그렇게 놀다가 나선 곳은...

담양의 소쇄원.
정암 조광조의 죽음에 양산보는 세상을 뒤로 하고 이 곳에 들어와 살았다고 합니다.
제월당에서 보는 흐르는 물은 조선시대의 기묘사화로 우리들을 실어다 줬습니다.
광주에 내리면서 부터 유난히 많이 보이던 목백일홍이 그 곳에도 있었습니다.
그 빛깔이 애잔합니다.
자연을 따라 자연스럽게 지어진 집과 담.
그리고 처마끝으로 흐르는 낙숫물이 그 곳을 떠날 수 없게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맑은 웃음 소리가 나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길 양 옆으로 난 대숲을 보면서 우리가 이동할 곳은 정해졌습니다.

트랙백 주소 :: http://iapple.kr/tt/trackback/37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