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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04 가을 운동회
개천절을 하루 남겨두고 아이들 운동회가 있었습니다.
하루 전에 창공을 가로지르는 만국기가 달리고,교문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하교하고 나서 부터 분주합니다.

둘째 아이는 내일 비가 올까 걱정이 대단합니다.
기도를 한답니다.
기다리는 설레임이 느껴집니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 깨워줄 것을 당부하기까지 합니다.
-녀석은 깨우기도 전에 6시 경에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잠깐 더 잠을 청했습니다.
도시락 싸서 올 것인지를 몇 번이나 확인을 하고 어디서 만나면 좋을지도 제안햇습니다.
큰 아이는 별 관심 없는 듯 했지만 녀석 역시 이른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알람을 맞춰났을 뿐 아니라 요것조것 주문이 있었습니다.

2학년 아이들의 개인 달리기가 개회식이 있자마자 시작되었습니다.
녀석의 콩닥거리던 가슴을 얼른 진정시켜줘야 할 터인데...
출발 신호에 주춤하더니 6명이 제각각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이 느리긴 했지만 냅다 달렸습니다.
일등으로 들어왔고 손등에 찍힌 1등 도장을 좋아라 바라보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운동회 내내 아이들은 각자 잘 놀았습니다.
다른 학년이 하는 것,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은 어쩌다가 보거나 응원을 했지, 끼리끼리 잘 놀았습니다.
청,백으로 나누어진 것에 대한 자각을 하게하는 것은 운동회의 백미인 계주였습니다.
오전엔 저헉년 아이들의 계주입니다.
잘 달리던 청군의 넘어짐으로 인해 백군이 승리하게 됩니다.

점심 시간이 재미있습니다.
예전 우리때의 도시락과 먹거리는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기다리게 되는 것이 김밥이었는데...
맛있게 쪄진 밤,병에 든 시원한 사이다,맛있는 과일,찐 계란,그리고 조금의 용돈.
그리고 그때의 운동회는 그야말로 마을 체육대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나나 둘인 가정이 대부분인 오늘날.
할아버지,할머니,아빠.
어떤 집은 이모에,고모까지.
아이는 하나인데 따라온 식구가 적게는 엄마만,많게는 한 가정에 5명 까지.
교문앞엔 배달온 오토바이가 떠나질 않습니다.
심지어 운동장 안으로 들어온 오토바이까지 있었으니...
치킨,탕수육,돈까스,핏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들이 줄을 섭니다.
돗자리를 깔고 배달된 음식을 먹고,
아이들은 저마다 교문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아줌마,아저씨의 물건을 팔아주느라 바쁩니다.
연신 쪼르르 달려가 엄마,아빠 주머니를 탈탈 텁니다.
오늘이 대목 인냥 싱글벙글인 상인들.
심지어 미니 바이킹까지 등장했고 5학년 아이들까지 좋아라 타고 있었습니다.
바이킹의 구색을 갖추느라 간간히 괴성까지 들립니다.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고,운동회 때 시큰둥하던 얼굴이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장난감들은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수천원씩이 아주 금방입니다.
다리에 전동기를 단 듯이 분주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 역시 "엄마....."
전 아예 지갑을 가져가질 않았습니다.
도시락에 과일,음료,과자까지,그러니 돈 쓸일이 없잖습니까?
두 번 다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잠시 뒤 아이들 손에는 자질구레한 무엇인가가 하나씩 들려 있었습니다.
이유인 즉,이것저것 사서 두어번 해 본 후 버리고 새로 사는 아이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물론 녀석들도 금방 못쓰게 됨을 알고 실망했지만 엄마가 사주지 않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입니다.

이런 모습이 있는가 하면.
한 쪽에선 엄마나 아빠 중 누구도 오시지 못해 아이 혼자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 중 씩씩한 녀석들은 친구네로 와서 함께 먹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 입니다.
다행히 같은 반 아는 엄마들 눈에 띄이는 경우는 문제가 없습니다.
직장을 다녀,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는 친구네로 부탁이라도 해서 아이가 외롭지 않게 해주는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점심 시간이 지나고 몇 가지의 종목을 치른 후 학부모 경기가 아주 볼만했습니다.
아빠들의 달리기는 무서울 지경이었습니다.
넘어지는가 하면 치타가 달리듯 순식간에 ....
엄마들의 달리기는 달리다가 몸빼(?) 바지를 입고 나머지를 달리는 경기였습니다.
한 엄마의 눈물 겨운 칠전팔기.
세 번을 넘어지고도 끝까지 달린 어머니께 박수를 보냅니다.
별 관심 없던 아이들도 부모님 달리기에 운동장에 원이 그려졌습니다.
삥 둘러선 아이와 어른들,이런 저런 스트레스 모두 날려보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고학년의 청백 계주는 겅중겅중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에 제 가슴이 다 울렁거렸습니다.
청군이 출발부터 빠르더니 결국 역전 없이 청군이 이겼습니다.
870대 860으로 청군이 이겼습니다.
우리 집 둘째가 청군이었습니다.

국민체조와 교가 제창으로 마무리 되는 운동회였습니다.
30년이 지나도 운동회 종목의 변화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과 주변의 모습은 많이 변했습니다.

운동회는 앞으로도 쭈~욱 계속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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